정윤희가 부르는 타향살이






 





 지난 토요일에... 정식으로 DVD가 출시된 이두용 감독의 불운의 걸작... 동토의 하드보일드, "최후의 증인" 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하나 꼽으라면... 물론 뭐 모든 장면들이 전부 다 버릴수가 없는 명장면들이지만.... 그래도 나보고 좋아하는 장면을 딱 하나만 꼽아보라면은... 바로 캡쳐된 저 장면... 그러니까 오병호 (하명중) 와 손지혜 (정윤희) 가 처음 대면하는... 손지혜가 고복수의 타향살이를 부르며 등장하는 저 장면이다. 

 험난한 세상 속에서.... 더럽혀지고 지친 나이든 한물간 작부가.... 등에 기대 같이 담배를 피우며... 잠시나마... 그 짧은 순간이라도.... 위안을 얻을수 있는 남자가.... 하필이면은.... 편집하고 싶은, 지우고 싶은... 자신의 한 많은 과거를 파해치고, 자신의 아들을 살인범으로 체포해야 하는 경찰이라는 그런 설정이 재밌는데... 뭐 사실 이걸 재밌다고 표현하기는... 좀 뭐랄까? 이 손지혜라는 여자한테 죄를 짓는거 같다.

 아무튼 18세의 순진한 여고생이었던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직접 목격하게 되고, 거기다가 자기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이 끊임없이 계속 강간 당하고...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강간범들이... 그녀가 처녀가 아니라고, 임신했다고 자신들의 강간을 합리화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이지 끔찍하다. 

 이 좃같은 나라는 유독 강간과 성추행 등 유독 성범죄에서 만큼은 지나치리 만치 관대하고.... 또 무슨 씨발... 이 영화에서 강간범들이 자신들의 강간을 합리화 시킨거 처럼... 그 강간범의 주변 사람들이 합리화를 시켜주기 위해 별 개 지랄들을 다 하는데... 현직 국회의원이 여기자의 가슴을 만진건 그냥 술취해서 한 실수고, 모 아이돌 그룹 출신의 가수가 20대의 가수 지망생을 강간한건... 피해자가 꽃뱀이고, 고등학생들이 여중생을 집단 강간한건.... 여중생의 행동이 단정치 못했고... 어린 나이에 한 실수고... 아무튼 뭐 이것이 오늘날 개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좃같은 현실 중의 하나이다.   아... 왠만해선... 여기서는 욕 까지는 안하려고 했는데.... 욕이 저절로 나왔네... 불편하셨던 분들께는 사과 드린다.

 어쨌건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그러다가 아이를 임신하고...  다행히도 자신만을 위해주는 착한 남자를 만나... (그 남자하고도 나이차가 아버지와 딸뻘이고... 또 사랑으로 맺어진게 아니라.... 어려웠던 시절을 같이 보내다 자연스럽게 맺어졌다.) 그래도 좀 편안하게 사는가 싶었는데... 그것마저도 결국 그 남자는 간악한 악당들의 흉계에 의해.... 20년을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되고... 자기 자신은 그 간악한 악당들에게 몸을 더럽혀 가며.... 자신이 직접 낳은 아이와 원치 않는 이별 까지 하게 되고... 점점 지쳐만 간다.

 그녀가 타향살이를 부를때의 그 구슬픈 한많은 목소리나 (이 영화는 후시녹음 이지만... 내가 알기론 배우들이 전부 직접 녹음을 한걸로 알고 있다.) 담배를 피울때의 손놀림, 표정들을 보면은.... 그녀가 양달수 (이대근) 와 같이 살게 된 후... 또 양달수가 살해된 후... 내쫓긴 후에... 얼마나 고생하며 눈물로 살아왔을지.... 영화 속에서는 직접 보여지진 않았지만.... 그 화면에 직접 보여지지 않고, 이야기가 되지 않았더라도 능히 짐작이 간다. (나는 김성종의 동명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다.)

 뭐 사실 이 영화에서 황바우 (최불암) 나 손지혜, 그리고 그들의 아들인 황태영 (물론 실제 아버지는 현길수가 분했던 강만호지만...) 불쌍한건... 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또 많이 이야기 되어지고 있으니.... 내가 여기서 더 이야기할 필요는 굳이 없는거 같고....

 그런데 말이다. 이 영화에서 황바우나 손지혜 나 황태영 못지 않게 불쌍한 인물이 하나 더 있는데... 그 여자 이야기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

 바로 양달수와 손지혜의 딸인데... 얘도 사실 따지고 보면 참 불쌍한 얘지.... 아무것도 모르고 살다가 하루 아침에 아버지 죽고, 어머니가 첩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쫓겨나고... 뭐 결국 자살을 했는데... (영상자료원에서 봤던 이 영화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영화의 내용 보다 조금 더 방대한데.... 이 딸에 대한 내용도 조금 설명이 되있던 걸로 기억한다.) 심지어 그 자살한거 조차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알지 못하고.... 타인 (손지혜) 의 입에서... 그 소식을 알게 되나... 그 마저도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황바우와 손지혜의 어마어마한 비극과.... 그 비극을 파해치며 점점 미쳐가는 오병호 때문에... 제대로 기억 조차 하지 못한다.

  
 
 


  






 아무튼 뭐... 저 캡쳐된 이미지의 자막 처럼... 인간보호를 외치며... 이 무시무시한 걸작을 만들었던 젊은 감독 이두용은... 좃같았던 당시 현실 속에서..... 난도질 당한 불운의 이 영화를 보며.... 영화에 대해 회의를 느꼈었으나.... 그는 이후에 "피막",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등의 영화로 해외에서 주목을 받게 된다.

 참.... 그 당시의 좃같았던 현실과... 지금의 좃같은 현실과 전혀 다를바가 없다는게 엄청 서글픈데..... 그 당시의 오카모토 미노루나 전두환과 지금의 츠키야마 아키히로가 뭐가 다르고... 그 당시의 공화당,민정당과 지금의 딴나라당이 또 뭐가 틀린가? 그리고 "천황을 위해 죽으라." "전두환이 영웅이다." 라고 선전하고 찬양했던 좃중동 찌라시들도 꾸준하고....

 지난 포스트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말이다.  사람은 언젠가 한 번은 변하기 마련이라는데.... 딴나라당이나 좃중동 종자들은... 개한민국 건국... 아니 개한민국 건국 이전의 왜정 시대 때나... 지금이나 참 꾸준한게.... 어떻게 보면 존경스럽다. 그렇게 꾸준하기도 정말 쉽지 않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DVD 코멘터리에도 언급됬지만... 저 "80년대에는 이러한 어둠이 사라졌으면 한다." 라는 저 자막... 사실 저게 얼마나 순진한 말인가?  실제로... 이 영화 개봉 몇 달 뒤에... 광주에선 대규모 학살이 있었고.... 또 그로부터 몇 년 뒤 6월 항쟁과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 있었고... 아무튼... 80년대에는 어둠이 사라지기는 커녕... 2010년대가 되가는 오늘날 까지도 그 어둠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어쨌건 뭐 세상을 밝게 보려고 해도... 세상은 그렇게 어둡게, 좃같이 보인다. 그리고 세상이 그렇게 또 어둡고, 좃같이 보이기 때문에... 이 걸작은 더 빛이 나는 거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말이다. 사실 이두용 감독이 이 영화에서 진짜로 이야기 하고 싶었던 메세지는 인간보호 가 아니라 "이 개 좃같은 세상을 봐라." 가 아니었을까? 라고 까지 말한다면 좀 오버가 될수도 있겠고...  아무튼 뭐 여기서 더 말했다가는 남산에 끌려가서 후드려 맞을수도 있으니... 이데올로기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이제부터 입조심 해야 겠다. 흐흐) 지금부터는 이 영화에서 손지혜가 부른 고복수의 타향살이를 듣자. 뭐 이미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고 있을거다.













12월 20일 토요일.... 영상자료원에서 주최한 이 영화의 DVD 출시 기념 상영회에서.... 이두용 감독님께.... "다른 노래도 많은데... 굳이 정윤희가 이 노래를 부르도록 선곡하신 이유가 뭡니까?" 라고 질문 드렸었는데.... 그런데... 이 질문이... 듣기에 따라서... 타향살이가 안 좋다 라고 들릴수도 있어서... 질문했던 순간 후회했었는데... 실제로 이두용 감독님께서도 약간 얹짢으셨던거 같다.  뭐 이두용 감독님 께서... 이 포스트를 보실 일은 당연히 없겠지만... 아무튼... 나는 그런 의도로 질문하려고 했던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무튼... 뭐 왜정 시대 나... 혹은 그 이후 지금 까지... 우리 민족의 한과 설움을 이야기 하는 노래는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노래들 중에서 이화자의 신민요들을 가장 좋아한다. 이화자의 한많았던 짧은 서른 다섯 생애는 내가 꼭 영화로 만들고 싶은 필생의 소재 중의 하나이다.) 그 중에서도... 이 타향살이 하면은... 참 그런 노래 들 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명곡이 아니겠는가? 

 난 사실 이 타향살이 하면... 또 생각나는게... 예전에 염정아가 "형제의 강" 이라는 드라마에서 이 노래를 불렀던 적이 있었다.  그 드라마는 내가 당시에 즐겨봤었던 드라마인데... 아무튼 그 드라마에서 염정아는 사랑했던 남자 (김주승) 에게 배신 당한 뒤에 방황하다가 결국 창녀 (저녁 9시 50분에 방영하는 공중파 수목 드라마에서 창녀가 나오고... 사창가가 배경이 되니... 당시에 꽤 논란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로 전락한 여자 역할이었는데... 그리고 거기서 김주승의 동생으로 나왔던 박상민이 그런 염정아를 어렸을때 부터 혼자 좋아했고... 커서 깡패가 되어서 창녀로 전락한 염정아를 끝까지 보살폈던 걸로 기억 하는데...

 아무튼 뭐 거기서... 염정아가 포장마차에서 구슬피 불렀었던 (구슬피 불렀었는지는... 그 드라마를 본지가 꽤 되서 제대로 기억이 안난다. 흐흐흐) 타향살이를 당시에 꽤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면 창녀나 술집 작부가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들에서... 그녀들은 노래부르는 장면에서 보면 거의가 다 타향살이를 부르는데.... 실제로 창녀들이나 작부들이 타향살이라는 노래를 좋아했나? 내 주위에는 창녀나 작부들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웹 검색을 하다 보니... 고복수 선생 께서... 이 노래를 직접 라이브 하셨던 실황이 있어서 그대로 가져와 본다. 이게 아마 1960년인가 62년인가 무슨 쇼여섰더랬지?

 아 참... 진짜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위에서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이야기가 이데올로기 이야기로 옮겨지고 좀 분노를 했었는데.... 사실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위대한 영화를 가지고 그 영화를 분석하며... 그 영화의 내용에 깊이 공감하고 호홉하며.... 그 영화속 현실에 대해 깊이 분노할수 있다는건 정말로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크나큰 축복인거 같다.

 물론 관객 뿐만 아니라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의 입장에서도 당연히 축복이다.  나도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 흐흐흐... 참고로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는... 대충 내용이... 전직 부패 경찰이었던 주인공이...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죄악으로.... 타락해 마약 중독자가 되어 버린 (자신의 욕망 때문에 배신해서 살해했던 동료의 아내였던) 늙은 작부에게 속죄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또다른 동료들을 배신하는 죄악을 저지른다는 뭐 그런 내용인데.... 아직은 캐릭터를 정하고... 시놉시스를 정리하고 있는 중이지만.... 쓰는 나도 묘하게 기대가 간다.

 아무튼 뭐 더군다나 그런 위대한 걸작이 동시대 영화였다면... 그 축복은 당연히 배가 될텐데.... 불행히도... 하지만.... 이 위대한 영화가 탄생한 1980년... 그 시대의 관객들은... 그런 축복을 즐길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날의 관객들이나 영화 학도들, 영화인들은..... 깊이 사랑하고 존경해야할 위대한 걸작 한 편을 그냥 빼았겼으나... 천만 다행히도.... 그 걸작은... 한국영상자료원과... 이 걸작을 사랑하는 오늘날의 후배 영화 감독들과 평론가들의 노력으로 우리 곁에 다시 돌아왔고... 결국은 이렇게 DVD 까지 출시가 되고 말았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그러니까 한국영화사에서는.... 이 영화 처럼 강제로 뺐기거나... 혹은 증발해 버린 걸작들이 엄청 많다.  그러한 걸작들이 전부 다 발굴 되어져서.... 오늘날 관객들이 볼 수 있고... 나아가 전부 다 DVD 출시가 됬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다.

 나운규의 "아리랑", 이규환의 "임자없는 나룻배", 이만희의 "만추", 이두용의 "돌아온 외다리", "사생결단","무장해제","해결사" 등 등..... 이런 영화들을 극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필름으로 보고... 또 DVD로 영구 소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  생각만 해도 전율이 흐르지 않는가?

 아무튼.... 뭐 정말 끝으로... 이 빼앗긴 위대한 걸작을 되찾아 주고... 결국 DVD 까지 출시해준 한국영상자료원과... 또 이 영화의 DVD 출시를 위해 많이 고생해 주신 요즘 감독님들이나 평론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by 붉은 모란 | 2008/12/22 18:12 | 장면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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