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2일
정윤희가 부르는 타향살이





















































지난 토요일에... 정식으로 DVD가 출시된 이두용 감독의 불운의 걸작... 동토의 하드보일드, "최후의 증인" 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하나 꼽으라면... 물론 뭐 모든 장면들이 전부 다 버릴수가 없는 명장면들이지만.... 그래도 나보고 좋아하는 장면을 딱 하나만 꼽아보라면은... 바로 캡쳐된 저 장면... 그러니까 오병호 (하명중) 와 손지혜 (정윤희) 가 처음 대면하는... 손지혜가 고복수의 타향살이를 부르며 등장하는 저 장면이다.
험난한 세상 속에서.... 더럽혀지고 지친 나이든 한물간 작부가.... 등에 기대 같이 담배를 피우며... 잠시나마... 그 짧은 순간이라도.... 위안을 얻을수 있는 남자가.... 하필이면은.... 편집하고 싶은, 지우고 싶은... 자신의 한 많은 과거를 파해치고, 자신의 아들을 살인범으로 체포해야 하는 경찰이라는 그런 설정이 재밌는데... 뭐 사실 이걸 재밌다고 표현하기는... 좀 뭐랄까? 이 손지혜라는 여자한테 죄를 짓는거 같다.
아무튼 18세의 순진한 여고생이었던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직접 목격하게 되고, 거기다가 자기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이 끊임없이 계속 강간 당하고...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강간범들이... 그녀가 처녀가 아니라고, 임신했다고 자신들의 강간을 합리화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이지 끔찍하다.
이 좃같은 나라는 유독 강간과 성추행 등 유독 성범죄에서 만큼은 지나치리 만치 관대하고.... 또 무슨 씨발... 이 영화에서 강간범들이 자신들의 강간을 합리화 시킨거 처럼... 그 강간범의 주변 사람들이 합리화를 시켜주기 위해 별 개 지랄들을 다 하는데... 현직 국회의원이 여기자의 가슴을 만진건 그냥 술취해서 한 실수고, 모 아이돌 그룹 출신의 가수가 20대의 가수 지망생을 강간한건... 피해자가 꽃뱀이고, 고등학생들이 여중생을 집단 강간한건.... 여중생의 행동이 단정치 못했고... 어린 나이에 한 실수고... 아무튼 뭐 이것이 오늘날 개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좃같은 현실 중의 하나이다. 아... 왠만해선... 여기서는 욕 까지는 안하려고 했는데.... 욕이 저절로 나왔네... 불편하셨던 분들께는 사과 드린다.
어쨌건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그러다가 아이를 임신하고... 다행히도 자신만을 위해주는 착한 남자를 만나... (그 남자하고도 나이차가 아버지와 딸뻘이고... 또 사랑으로 맺어진게 아니라.... 어려웠던 시절을 같이 보내다 자연스럽게 맺어졌다.) 그래도 좀 편안하게 사는가 싶었는데... 그것마저도 결국 그 남자는 간악한 악당들의 흉계에 의해.... 20년을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되고... 자기 자신은 그 간악한 악당들에게 몸을 더럽혀 가며.... 자신이 직접 낳은 아이와 원치 않는 이별 까지 하게 되고... 점점 지쳐만 간다.
그녀가 타향살이를 부를때의 그 구슬픈 한많은 목소리나 (이 영화는 후시녹음 이지만... 내가 알기론 배우들이 전부 직접 녹음을 한걸로 알고 있다.) 담배를 피울때의 손놀림, 표정들을 보면은.... 그녀가 양달수 (이대근) 와 같이 살게 된 후... 또 양달수가 살해된 후... 내쫓긴 후에... 얼마나 고생하며 눈물로 살아왔을지.... 영화 속에서는 직접 보여지진 않았지만.... 그 화면에 직접 보여지지 않고, 이야기가 되지 않았더라도 능히 짐작이 간다. (나는 김성종의 동명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다.)
뭐 사실 이 영화에서 황바우 (최불암) 나 손지혜, 그리고 그들의 아들인 황태영 (물론 실제 아버지는 현길수가 분했던 강만호지만...) 불쌍한건... 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또 많이 이야기 되어지고 있으니.... 내가 여기서 더 이야기할 필요는 굳이 없는거 같고....
그런데 말이다. 이 영화에서 황바우나 손지혜 나 황태영 못지 않게 불쌍한 인물이 하나 더 있는데... 그 여자 이야기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
바로 양달수와 손지혜의 딸인데... 얘도 사실 따지고 보면 참 불쌍한 얘지.... 아무것도 모르고 살다가 하루 아침에 아버지 죽고, 어머니가 첩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쫓겨나고... 뭐 결국 자살을 했는데... (영상자료원에서 봤던 이 영화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영화의 내용 보다 조금 더 방대한데.... 이 딸에 대한 내용도 조금 설명이 되있던 걸로 기억한다.) 심지어 그 자살한거 조차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알지 못하고.... 타인 (손지혜) 의 입에서... 그 소식을 알게 되나... 그 마저도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황바우와 손지혜의 어마어마한 비극과.... 그 비극을 파해치며 점점 미쳐가는 오병호 때문에... 제대로 기억 조차 하지 못한다.

아무튼 뭐... 저 캡쳐된 이미지의 자막 처럼... 인간보호를 외치며... 이 무시무시한 걸작을 만들었던 젊은 감독 이두용은... 좃같았던 당시 현실 속에서..... 난도질 당한 불운의 이 영화를 보며.... 영화에 대해 회의를 느꼈었으나.... 그는 이후에 "피막",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등의 영화로 해외에서 주목을 받게 된다.
참.... 그 당시의 좃같았던 현실과... 지금의 좃같은 현실과 전혀 다를바가 없다는게 엄청 서글픈데..... 그 당시의 오카모토 미노루나 전두환과 지금의 츠키야마 아키히로가 뭐가 다르고... 그 당시의 공화당,민정당과 지금의 딴나라당이 또 뭐가 틀린가? 그리고 "천황을 위해 죽으라." "전두환이 영웅이다." 라고 선전하고 찬양했던 좃중동 찌라시들도 꾸준하고....
지난 포스트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말이다. 사람은 언젠가 한 번은 변하기 마련이라는데.... 딴나라당이나 좃중동 종자들은... 개한민국 건국... 아니 개한민국 건국 이전의 왜정 시대 때나... 지금이나 참 꾸준한게.... 어떻게 보면 존경스럽다. 그렇게 꾸준하기도 정말 쉽지 않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DVD 코멘터리에도 언급됬지만... 저 "80년대에는 이러한 어둠이 사라졌으면 한다." 라는 저 자막... 사실 저게 얼마나 순진한 말인가? 실제로... 이 영화 개봉 몇 달 뒤에... 광주에선 대규모 학살이 있었고.... 또 그로부터 몇 년 뒤 6월 항쟁과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 있었고... 아무튼... 80년대에는 어둠이 사라지기는 커녕... 2010년대가 되가는 오늘날 까지도 그 어둠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어쨌건 뭐 세상을 밝게 보려고 해도... 세상은 그렇게 어둡게, 좃같이 보인다. 그리고 세상이 그렇게 또 어둡고, 좃같이 보이기 때문에... 이 걸작은 더 빛이 나는 거고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말이다. 사실 이두용 감독이 이 영화에서 진짜로 이야기 하고 싶었던 메세지는 인간보호 가 아니라 "이 개 좃같은 세상을 봐라." 가 아니었을까? 라고 까지 말한다면 좀 오버가 될수도 있겠고... 아무튼 뭐 여기서 더 말했다가는 남산에 끌려가서 후드려 맞을수도 있으니... 이데올로기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이제부터 입조심 해야 겠다. 흐흐) 지금부터는 이 영화에서 손지혜가 부른 고복수의 타향살이를 듣자. 뭐 이미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고 있을거다.
# by | 2008/12/22 18:12 | 장면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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